
책 한 권 읽었다고 인생에 대해 얼마나 확신할 수 있겠나. 김종원 작가의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읽고도 여전히 알쏭달쏭한 인생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이 책을 골랐다.
논어에 관한 책은 처음이 아니다. 20대에 출판사나 편집자는 모르겠지만 정직하게 '논어'라고 쓰인 책을 본 적이 있다. 표지만큼이나 내용도 사설 없이 공자의 말과 그 말이 나온 해석만이 달려있을 뿐이었다.
이 책은 공자의 말과 함께 저자의 생각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나는 그 부분이 좋았다. 저자는 일반적임을 넘어선,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다. 알코올중독에 빠졌으며, 술을 먹고 택시를 훔쳐 달아난 적도 있다고 한다. 학창 시절엔 싸움박질, 군대는 적응을 못해 관심병사로 찍힌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되기까지 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논어를 접하고 공자의 말에 빠져들고 그걸 실천하겠다 마음을 먹었을까. 답은 저자의 머리말에 쓰인 '마음'에 있지 않을까. '누군가의 스승이 되려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함에 그쳐서는 안 된다. 참스승은 언제나 마음을 전달한다.' 이 말을 통해 생각해 보면 공자의 말이 저자의 마음을 움직였음이 분명하다.
"이성과 논리로 한 말은 짧게나마 인간을 납득시킨다. 반면에 감정과 가슴으로 한 말은 오래도록 그 마음에 여운을 남기는 법이다."
나 또한 이 책의 많은 구절 중 베스트를 뽑으라면 이것을 뽑을 것이다. 실제로 공자가 그런 사람인지, 논어가 그런 뜻인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저자가 바라보는 공자의 말은 굉장히 따뜻하게 느껴졌다.
모든 인간이 평등한 세상은 세상 모든 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단 한 순간도 잊지 않는 세상이다.
사람과 인간은 다르다. 무인도에 홀로 사는 사람도 분명히 사람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인간은 아니다. 인간이란 말 그대로 '사람 사이'다. 사람들 사이에 있지 않으면, 사람은 될 수 있지만 인간은 될 수 없다.
인간답게 살고자 한다면 어떤 방식을 쓰든 무조건 세상 속으로 발을 내디뎌야 한다.
생각과 마음은 비슷한 듯하지만 다르다. 생각은 굳이 주고받은 대상이 필요하지 않지만, 마음은 언제나 주고받을 대상이 필요하다.
> 마무리
김종원 작가가 니체에게서 인생의 조언을 구했을 때, 냉철한 지성인 같은 느낌이 났다면. 제잘건 작가가 공자에게서 구하는 인생의 조언은 감정과 가슴으로 다가오는 따뜻함이 있었다. 이성적인 조언과 감성적인 조언일까. 어찌 됐든 이 저자의 말처럼 니체의 말은 나를 납득시켰고, 공자의 말은 내게 여운을 남겼다.
목차는 '나, 너, 우리, 세상' 4가지로 되어있는데 앞부분보다는 뒷부분, 특히 '세상' 파트가 좋았다. 어쩌면 지금 내게 필요하고 하고 싶은 것은 세상 속에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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