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나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에 들어도 3~4시간 끊어 자는 수면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도 통잠을 자지 못하고 잠에서 깨는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잠에 드는 것이 수월해지고 깨더라도 금세 다시 잠에 들고 있다.
수면 패턴이 조금이나마 나아졌기 때문일까. 최근 들어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잠을 왜 이렇게 많이 자야 할까. 잠을 덜 잘 수 있다면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이 놀 수 있을 텐데.'
잠에 들고 싶어도 들기 힘들던 때를 생각하면 배부른 생각이긴 하다. 수면으로 힘들어하기 전에 자주 하던 생각이기도 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덜 자는 방법 같은 것은 없다.'
수면의 질은 생활 패턴의 영향을 받지만, 절대적인 수면의 양은 유전자에 새겨져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 심지어는 '얼마나 자야 하는지' 뿐만이 아니라 '언제 자야 하는지'도 정해져 있다.
- hDEC2-P385R DNA의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평균 6.25시간의 수면 시간을 가졌고, 돌연변이 미보유자는 평균 8.06시간의 수면 시간을 가진다.
< 관련 논문 링크: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884988/ >
- Per3 단백질의 다형성 차이에서 개인의 일주기 리듬(언제 활동하고 언제 잠이 들지)이 달라진다.
< 관련 논문 링크: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537342/ >
아침 일찍 일어나야 성공한다느니, 수면 시간을 줄여서 무언가를 더 해야 한다느니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본인의 유전자가 그러할 뿐이거나, 혹은 본인의 수명을 갈아 넣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남들보다 조금 더 자는 편이고(남편이 본다면 '조금이 아니라 많이'라고 할 거 같다.), 수면의 양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걸 알고 나니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내 수면은 왜 이리 가성비가 떨어질까?'
두 번째 결론은 '잠을 많이 자는 '롱 슬리퍼'와 잠을 적게 자도 되는 '쇼트 슬리퍼'는 각각의 장점이 있다.' 그러니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 쇼트 슬리퍼와 롱 슬리퍼의 구분
하루 7~9시간이 평균 수면 시간이므로 7시간 미만으로 잔다면 쇼트 슬리퍼, 9시간 초과로 잔다면 롱 슬리퍼로 구분.
< 관련 논문 링크: https://pubmed.ncbi.nlm.nih.gov/1165264/ >
> 쇼트 슬리퍼
- 비지니스의 능력,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
> 롱 슬리퍼
-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문제는, 사회란 공동구매 시스템이라 다 같이 일어나고 다 같이 잠들기를 요구한다. 오후에 일어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학교, 직장은 개인의 생활 리듬을 고려해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모든 일의 첫 번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다. 수면 패턴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강요된 생활 패턴, 카페인, 24시간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조명. 세상에는 자신의 진정한 생체리듬을 알 수 없게 하는 많은 장애물들이 있다. 이 장애물들이 생체리듬을 왜곡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생각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일단 자신이 하루에 몇 시간을 자야 하는지는 언제 잠들어서 언제 깨는지 기록한다. 수면은 빌리는 것이 가능해서 하루 이틀의 기록은 무의미하다. '수면 부채'를 넘어서서 평균값이 나오려면 몇 주는 기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못 잘까
요즘 들어 잠에 드는 게 어렵다. 잠에 들었다가도 쉽게 깨버린다. 제시간에 자고 제시간에 일어나서 개운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탠퍼드대학교 의학부 정신과 교수이자 동
kkjong1.tistory.com
[ 수면 부채에 관한 이전 글 ]
대부분의 경우는 '8시간 정도를 잘 것이고, 11시 즈음 잠들어서 아침 7시에 일어나는' 평균값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루 중 언제 집중력이 가장 높고, 기분이 좋고, 일이 잘 되는 지도 함께 기록을 하자.
사실 30대가 넘어가면 에너지가 고갈되면서 본인의 수면 시간이 대충 보인다. 6시간씩 잤더니 피곤해서 주말에 하루 종일 잔다든가 하는 일이 반복되면 내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보다는 더 필요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 마무리
본인의 수면량이 얼마인지 알아냈다면 그 시간은 잘 수 있도록 하루를 세팅해야 한다. 그리고 '수면의 양'은 절대적이지만 '수면의 질'은 달라질 수 있다. 7시간 자야 하는 사람이 수면의 질이 나쁘다면 8시간, 9시간을 자고 있을 수 있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요인들은 다음 포스트에 이어서 기록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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